안녕하세요.

길모퉁이 서점입니다.

🖊️ '절제'에 대해 온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해한 운동이라고 여기고 있는 '수영'을 하고 있습니다. 평균 500 ~ 600m 정도 살살 돌아다니는 데, 이번엔 처음으로 1.5Km를 넘었습니다. 

🖊️운동을 하다 보면 그런 날이 있다고 합니다. 이상하게 몸도 잘 풀리고, 신기하게 그동안 애를 써도 안되던 기술들이 잘 구현되는 날.  만화에서 나오는 표현처럼 '리미터가 해제되는' 그런 몸 컨디션을 경험하게 되는 날. 그런 날에 '부상'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정신이 몸을 이겼지만, 몸은 정직하니까요.

🖊️ 예전보다는 감정을 조절하는 게 나아졌다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나 봅니다. 발현의 횟수가 줄어드는 대신, 진자의 폭은 생각보다 넓어지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마치 시기를 가늠할 수 없는 '발작' 같달까요?

🖊️욱신거리는 두 팔로 자판을 두드리면서 또 깨닫습니다. 너무 감정을 억눌러도, 분출하는 감정에 도취되어도 모두 나에게 돌아오는구나 하고 말이죠.

🖊️회복이란 핑계로 하루 종일 누워만 있었습니다.

어느새 24년의 1/4일이 지나가려 하고 있네요. 곧 봄입니다.  이리저리 미루는 핑계성 게으름의 본성을 털어내고, 회복된 몸과 마음으로 봄을 여러분을 맞이하려고 합니다.  (게으른 주인장이 자리를 계속 비우고 있음에도 꾸준히 찾아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늘 항상 언제나

감사합니다.

🖋️  『그림책론』은 드디어 1장을 끝냈습니다. 

매우 늦었지만, 조금씩 습관을 들이듯이 꾸준히 읽어가려고 합니다. 

작은 목표라면 올해 2회 정독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잘... 할 수 있겠죠?

🖋️제 1장 - 그림, 그림책, 그리고 내포 독자

1장을 읽어가는 동안 인상적이었던 문구 몇 개를 공유합니다.

몇 개는 지난 편지에도 적었던 문구도 있습니다.

 그림책과 별도로 읽고 있는 책을 공유합니다.

너무 어두운 주제라는 편견으로 '읽고 싶은 책' 목록에 넣어만 뒀던 책과, 넷플릭스 영화 <황야>를 보고 급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다룬 장르물이 읽고 싶어 고른 책을 소개합니다. (저는 '디스토피아'와 '포스트 아포칼립스' 물을 좋아합니다)

📝 『세상이 지켜주지 못한 아이들』

 부제 '조현병 환자의 아들들이 들려주는 열두 가지 이야기'가 정확하고 간결하게 책 내용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조현병, 과거 '정신분열증'이란 용어로 불렸던 이 '정신질환'을 지닌 가족을 두었던 이들에 대한 인터뷰입니다. 눈길을 끌었던 건, 조현병 당사자를 다룬 게 아닌, 그 가족, 특히 아들들에 시선을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병에 대한 에세이나 인터뷰 모음집을 보면, 대부분 '당사자'에 초점이 맞춰있습니다. 물론 조현병의 특성상 '당사자'의 직접적인 인터뷰가 어려운 점도 있었겠지만, 그 주변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조현병 가족을 둔 열두 명의 아들들 중 몇몇은 조현병에 대한 유년 시절에 대한 고통을 어느 정도 극복한 모습을 보이고, 몇몇은 아직도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음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사람 살아가는 모습이 다 다르면서 비슷하다고, 이들이 털어내는 조현병에 대한 경험과 상처, 그리고 극복 방식은 다 다르면서 또한 동일한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꼭 조현병이 아닌 '병'을 앓고 있는 가족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어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회로부터의 '고립'을 가져온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병이 나쁜 게 아니라, 병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고통스러운 이유였습니다.  죄가 아닌데 죄인처럼 숨어야만 하는 현실의 모습이, 그리고 그 현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잘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이 말이죠.

 책을 읽는 내내 아래 구절이 과녁을 정확히 찌른 화살처럼 계속해서 가슴을 찔러왔습니다. 아픈 이야기지만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기에 공유드립니다.

하지만 지금 현재 다른 이유로 몸과 마음이 지치신 분이라면 권해드리지 않습니다.

 

📝 『단절』

 코로나로 인한 집단 감염의 공포와 충격은 많이 누그러졌지만, 그 후유증은 아직 유효한 듯합니다. 인간의 종말이 온다면 그건 아마도 높을 확률로 '전염병'이지 않을까요?

 코로나를 연상시키는 듯 발원지가 '중국'인 점. 초기 증상이 지극히 현실적이라 아무도 증상을 빨리 인지하지 못한 다는 점. 그리고 그 무대가 온갖 인상 군상들이 모여 있으며 그 자체로 '희망'을 대변하는 뉴욕이라는 대도시라는 점 등, 초기 설정이 매우 흥미로운 소설이었습니다. 

  하이브리드가 유행인지라, 이 소설에도 여러 장르가 혼합되어 있습니다.

<워킹 데드>를 떠올리게 하는 좀비물과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에 자주 차용되는 로드 무비 형태의 큰 줄거리를 따르고 있고, 여기에 '미국'과 '뉴욕'이란 단어로 충분히 설명 가능한 '인종차별' 문제도 섞여 있습니다. 하지만 익숙함 속에 주는 변주가 신선합니다. 죽을 때까지 자신의 습관적인 행동을 되풀이하는 '선 열병'이란 전염병도 어딘가 익숙하면서 새롭고, <일라이>처럼 미대륙을 횡단하는 큰 이야기가 펼쳐지는 와중에, 회상 신처럼 주인공의 과거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챕터마다 엇갈리며 쏟아내는 이야기 중에 중국계 미국인인 주인공이 겪는 알게 모르게 미묘한 인종차별적 사건들도 심심찮게 나옵니다. 

 무엇보다 장르소설의 미덕인 몰입도가 꽤 있습니다. 특히 전염병이 오기 전, 뉴욕의 한 아파트에서 벌이는 홈 파티에 대한 묘사는 흡입력이 대단했습니다. 

 좀비물, 포스트 아포칼립스 물 등 같은 장르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에게 추천합니다.

  당신 마음 어딘가 모퉁이에 존재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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