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길모퉁이 서점입니다.

🖊️ 루틴이 무너졌습니다.

루틴이라고 하기엔 부끄러운 소소한 움직임들의 작은 연결들이었긴 합니다. 그래도 나름 습관을 형성해 보려고 했었는데, 몸이 아프니 모든 게 무너지더군요.

역시 건강이 제일 중요합니다.

🖊️언젠가 딱 한 번 받아본 MBTI에서 나온 'J' 성향에 사로잡혀 버렸습니다. 문제의 시작이었지요. 뭔가  계획을 세우고 일정을 짜고 그대로 실행하는 사람이라고 멋대로 스스로 믿어버리자, 일상에서 그 조각이 조금만 어긋나도 사소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나날이 많아졌습니다.  작고 쉬운 루틴들이 모여서 좋은 습관을 형성하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생각보다 크게 마음을 잠식하고 있었나 봅니다.

🖊️깨지고 무산되는 일이 늘어날수록 뭔가 쓸모없는 인간이 되어가고 있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쌓여갔습니다. 사실 인생이 뭔가 뜻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인지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머리는 이해하는데, 문제점을 자꾸 안으로만 찾으려고 했었습니다. 대부분 문제는 안팎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발생하는데 말이죠. 뭔가 밖에서 찾는 태도가 비겁하다고 여겨졌거든요. 줄을 너무 빡빡하게 당기기만 했던 거죠. 

🖊️결정적인 건 그 모든 루틴을 억지로 행하려다 아니나 다를까 탈이 나 버린 몸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억지로 이어나간 달리기, 억지로 시간을 늘린 수영, 조급한 마음에 매달린 문서 취합 작업.  사람들과의 만남. 

허리가 아프더니 이 더위에 감기도 걸리고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바닥을 찍었습니다.  새삼 몸이 제일 정직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멈춤 신호를 보낼 줄  아는 거죠. 방법이 고통스럽고 다소 과격해서 그렇지. 사실 여러 번 신호를 보냈는데 그걸 무시한 건 머리니까요.

🖊️다행히 지금은 잘 회복했습니다. 긴 쉼의 기간 동안 많이 치유했고, 조금은 단단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오만이었나 봅니다.  유리 멘탈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보호막이 생각보다 튼튼하게 형성되진 않았나 보네요. 그래도 전보다는 회복력이 좋아져서 다행입니다. 

🖊️이제는 공기가 덥더군요. 늘어지지 말고 잘 해보겠습니다. 뭔가 영화 개봉을 자꾸 미루는 느낌이라서 죄송합니다. 피노키오가 되어 가고 있네요.  피노키오는 귀엽기라도 한데 말이죠.  여러분도 건강 조심하세요.

고맙습니다.

늘 항상 언제나

감사합니다.

🖋️  『그림책론』 3장 주제는 의미로서의 양식입니다.

앞서 살펴봤던 색, 판형보다 좀 더 큰 틀에서 보이는 그림책으로서의 특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조금씩 작가의 개성이 드러나는 영역입니다. 

🖋️제 3장 - 의미로서의 양식

3장을 읽어가는 동안 인상적이었던 문구 몇 개를 공유합니다.

 그림책과 별도로 읽고 있는 책을 공유합니다.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더 슬픈 노래를 듣곤 합니다. 바닥을 쳐야 올라올 수 있다고 믿는 이상한 심리가 있어서요. 말도 안 되는 이유에 기인해서인지 이번에 집어 든 책도 조금씩 그늘이 걸쳐 있습니다.

📝 『결핍으로 달콤하게』

  삶의 대부분을 은둔하며 보낸 시인. 생전에 일곱 편밖에 출간되지 못한 작품. 그것마저 익명으로 발표된 시. 어둠 속에 스스로를 가뒀던 시인이지만, 오히려 20세기 현대적인 시의 선구자적 평가를 받는 유명한 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서간집입니다.

 소설가의 편지도 매력적인데, 시인의 편지라니. 그것도 디킨슨의 편지.

비록 바로 이해는 못 하더라도 뭔가 곱씹으면서 음미할 수는 있겠다 싶어 집어든 작품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소설가의 편지가 풍경화라면, 시인의 편지는 추상화에 가까웠습니다. 소설가의 편지는 그림처럼 그려진 풍경 속에 확실한 이미지가 그려지면서 그에 대한 감정이 스며드는 느낌이라면, 시인의 편지는 뜬구름처럼 이미지가 순서 없이 머릿속에 제각각 들어가 심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미지들이 나중에 한순간 모여 폭발하며 감정을 건드리더군요. 때문에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순간, 감정의 폭과 울림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철저하게 은둔 생활을 한 시인이지만, 마음 터놓고 기댈 수 있었던 이들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었나 봅니다. 이 작품은 총 6명에게 보낸 편지들을 모은 편지 모음집입니다.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좋아하신다면, 서간문에 담긴 그녀의 좀 더 솔직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기에 추천합니다.

  당신 마음 어딘가 모퉁이에 존재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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