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길모퉁이 서점입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달도 에세이입니다. 에세이 한 편하고 나면 작업서나 이론서를 봐야지 했었는데, 또 쉬운 길을 가려고 하네요. 그런데 2022년에 나온 그림책 관련 도서들을 보니, 에세이가 압도적으로 많더군요.  뭔가 목록 조정이 필요할 듯합니다.  

다음번에는 보다 전문적인(?) 내용이 들어가 있는 책을 골라보겠습니다.

 작가님 이력이 화려합니다. 

유아특수교육학과 초등특수교육 전공에 대학원에서 아동. 청소년 상담 심리를 공부하셨고, 현재 초등학교 특수교사로 근무 중이십니다. 이미 책 한 권을 내신 적도 있으십니다.  그림책으로 마음을 치유한다는 발상이 이제는 보편화된 듯합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그림책은 어른이 아니라 아이들이 보는 책이라 여겼는데 말이죠. 하긴 미술 치료가 있는데, 그림책으로 심리치료가 안된다는 생각도 이상하네요. 여전히 편견에 사로잡혀 있나 봅니다.

 크게 세 가지 카테고리에 나눠 그림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나를 찾고 싶을 때, 관계가 내 맘 같지 않을 때, 스스로를 키우고 싶을 때.

분류가 어지럽지 않고 마음 속 감정 상태에 따라 간결하게 나눈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소개된 그림책도 주요 도서가 약 30종, 곁들임 도서가 약 100종 정도로 적당합니다. 챕터별로 간략한 도서 소개와 작가가 처한 환경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엮여져 있어, 읽기에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작가 자신의 아픔을 조용하게 드러내는 장면도 좋았고요. 

 무엇보다 이런 류의 책을 읽으면 저는 살짝 보물 찾기하는 기분이 듭니다. 제가 모르는 책을 발견해나가는 기분이 들거든요. 그래서 조금 이중적인 마음이 되곤 합니다. 작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가도, 좋은 책을 찾았다는 기쁨의 마음이 드는 식이죠. 직업병이라 어쩔 수 없네요.  

 좋은 그림책 소개뿐 아니라 글을 쓰기 위해 참고한 일반 도서들도 좋은 도서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시간이 나면 때때로 읽어봐야겠습니다.

 표지만큼이나 감정에 충실한 그림책 에세이였습니다.

 미처 소개하지 못한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코너입니다.

2023년 3월의 작가는 '레미쿠르종' '레오 리오니' '로저 뒤봐젱' '론 브룩스' 이었습니다. 작가별 작품들을 고르고 조사하는 과정 속에서 발견한 좋은 읽을거리를 공유합니다.

1) 논문 : 레미 쿠르종 그림책에 나타난 유아 인성 교육 내용 분석 : 국내에 레미 쿠르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관련 논문도 많더군요. 학술적인 면에서 레미 쿠르종의 작품을 분석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해서 소개합니다.

- 미리보기만 가능합니다. 원문은 구매하셔야 해요.

2) 레미 쿠르종 내한 인터뷰 : 2016년 한국을 찾은 작가 인터뷰 전문

 그림책과 별도로 읽고 있는 책을 공유합니다.

 이번 달에는 동종 업계(?) 선배님이 쓰신 책방 이야기와 장애와 과학기술의 결합에 대한 사회학 도서입니다.

 『약국 안 책방』은 제목 그대로 약국 안에 차린 책방 이야기입니다.  책방 이름은 아독방(아직 독립 못 한 책방), 약국 안 진열장 옆 2단 책장에는 약사인 저자가 직접 고른 책들이 꽂혀있습니다.  약도 조제하고 책 리뷰도 쓰고, 북토크도 하고, 그야말로 프로 N잡러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세상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이 여기 있었습니다. 

(앞에서 하소연 한 제가 부끄러워지네요) 조금 특이하지만 책과 책방에 대한 정성만큼은 오롯이 느껴지는 책입니다.

 『사이보그가 되다』는 부끄럽지만, SF 소설인 줄 잘못 알고 고른 책입니다.

저자 이름만 보고 냉큼 집어 들었던 책이었거든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책을 고르는 때도 더러 있긴 하지만, 이렇게 예상과 정반대로 뻗어가는 책을 고른 건 오랜만이어서 당황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재밌었습니다. 저자들의 경험에서 나오는 이야기와 사회적으로 맞물리는 문제에 대한 통찰과 예측에 대한 이야기가, 챕터별로 나눠져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장애와 과학기술에 대한 담론이 궁금하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당신 마음 어딘가 모퉁이에 존재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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