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길모퉁이 서점입니다.

🖊️슬픔과 분노, 안타까움이 공존하는 한 해 마지막 날입니다.  원래도 조용하게 한 해를 마무리할 생각이었지만, 소란한 세상과 가슴 아픈 사건으로 인해 더 신중해지는 연말입니다.  분노하되 차갑게 생각하고, 애도하되 너무 깊이 침잠하지 않으려 합니다.  소소한 감정과 개인적인 생각을 허물없이 드러내는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지만, 작은 위안과 소박한 휴식을 위해 편지를 열어 주시는 분에게도 평온을 빕니다.

 일련의 사태와 개인적인 나태함으로 인해, 12월은 본의 아니게 아무것도 업로드하지 못했습니다. 즐겨 들러주시는 단골분들에겐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짧게 변명을 하자면, 12월 주제도 정했고 책도 다 골라놨지만 12월 초, 일련의 사태로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재빠르게 사태와 연관되는 책도 다시 선정했지만, 순간 이렇게 흐름에 올라타듯이 소개하는 것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에 뻔히 보이는 부끄러움도 한몫했지만, 이런 주제는 좀 더 차분히 고민한 시각으로 고르고 다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서 진행을 멈추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니까 뭔가 대단한 것을 하다 멈춘 것 같지만, 결국 장고 끝에 여러분에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변명을 장황하게 하고 있는 꼴입니다. 

죄송합니다. 

사과는 빠르게 그리고 정확히가 중요합니다.

🖊️ 충전을 오로지 잠으로만 유지하고 있습니다. 몸의 에너지뿐 아니라 마음의 에너지를 채우는 게 수면뿐만이 아닐 텐데, 겨울잠을 자는 동물처럼, 동굴처럼 만들어 놓은 이부자리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연말을 조용하게 마무리하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간헐적으로 오던 무기력증과는 다른 증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습니다. 이건 위의 사태와 관련이 없습니다. 변종 연말 증후군일까요?

 본의 아니게 쉬는 달이 되어 버린 12월 막바지를 바라보면 늘 그렇듯 아쉬움과 감사함이 교차합니다. 그래도 올해는 작년과 더불어 개인적으로 감사함이 조금 더 채워진 한 해였습니다.

매번 실수하고 매달 흔들리고 매일 힘들다 투정 부리는 하소연에도 질리지 않고 떠나지 않고 묵묵히 들어주시고 기다려주시는 여러분이 여전히 머물러 주심을 알고 있으니까요.

고맙습니다.

늘 항상 언제나

감사합니다.

🖋️  이번 달은 그래도 6장 진도를 마쳤습니다. 7장 - 글과 그림의 관계는 언뜻 이해가 가면서도 군데군데 막히고 있습니다. 7장에 들어서면서 예시로 드는 그림책들이 많아졌는데, 대부분 아직 접하지 못한 고전 류 도서가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림책론』을 다 읽으면 언급되었던 그림책들만 따로 모아서 읽어나가며 소개하는 기획도 생각 중입니다. 

 제발 생각만 하지 말고 실제 행동으로 이뤄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약간 '일해라 인간아' 느낌입니다.

  당신 마음 어딘가 모퉁이에 존재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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